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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카투사 경험을 통해 배운 것은 크게 2가지입니다.
1. 이길 수 없다면 운동장을 바꿔라.
제가 금수저 선임과 '투자 소득'이라는 운동장에서 경쟁한다 가정해 보겠습니다. (인생은 경쟁이 아니고 경쟁이어서도 안 된다 생각하는 주의지만, 일단은 이해를 돕기 위해 경쟁으로 표현하겠습니다.)
절대 못 이깁니다.
말씀드렸던 회장님 아들 선임은 전역 후 판교 50평대 아파트에 혼자 살며 사회생활을 시작했다고 하더군요. 전 지금도 못 갑니다.
출발점이 다릅니다. 똑같은 수익률을 올려도, 아니 제가 2배의 수익률을 올려도 몇십 년 안에는 따라잡기 어려울 겁니다. 스노우볼 크기가 다르니까요. 기울어진 운동장입니다.
그런데, 만약 '교육'이라는 운동장으로 옮겨오면 어떨까요? 저는 자신이 없습니다. 질 자신이요.
제가 쌓아온 경험, 스피치 스킬, 교육학적 지식 등을 고려했을 때 진심으로 질 자신이 없습니다. 제게 유리하게 기울어진 운동장이죠.
천재들과의 비교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만약 대기업 직장인을 꿈꿨다면, 입사 경쟁에서 저는 선임들을 이길 수 없습니다. 시대가 변했다지만 학력 여전히 중요합니다. 제가 대기업 인사팀이어도 UCLA, 코넬, SKY에 더 눈이 갈 겁니다.
다만, '취업'이 아닌 '사업' 혹은 'SNS' 운동장에선 이야기가 다릅니다. '체력'이 기준이었을 때 제가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듯, 취업 루트를 벗어나 다른 운동장으로 옮기니 대기업 등 좋은 직장 다니는 친구들도 저를 부러워할 때가 많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이기지 못하고 있다면, 잘못된 경쟁을 하는 것이 아닌지 점검해야 합니다.
2. 낙담할 필요도, 우쭐할 필요도 없다.
운동장을 바꾸기만 해도 승패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지금 지고 있는 것 같다고 낙담할 필요가 없습니다. 아직 내게 맞는 운동장을 찾지 못한 것뿐입니다.
지금 내가 속한 운동장에선 우쭐대고 있는 사람이, 다른 운동장에선 나를 부러워할 겁니다. 경제인 연합회에선 사업 잘되는 회장님이 왕이지만, 조기축구회에선 선출(선수 출신)이 왕입니다.
세상 그 누구도 모든 운동장에서 승리할 수 없습니다. 저는 일론 머스크를 부와 사업이라는 운동장에선 절대 이길 수 없습니다. 그러나, 건강, 글쓰기, 스피치 운동장에선 충분히 해볼 만 합니다.
반대로, 특정 운동장에서 이기고 있다고 우쭐할 필요도 없습니다. 돈이 많다고 행복한 것도 아니고, 지혜로운 것도 아닙니다. 건강하다고 돈을 잘 버는 것도 아니고, SNS 팔로워 많다고 인간관계가 좋은 것도 아닙니다.
특정 기준에선 내가 앞서가는 듯해도 조금만 달리 보면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자세히 보면 부족한 점이 훨씬 더 많을 겁니다.
앞서 '인생은 경쟁이어선 안된다.' 말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인생을 경쟁으로 보는 순간 승리보다 패배가 많아질 수밖에 없거든요.
좌절할 필요도, 우쭐할 필요도 없습니다. 우리 모두 어딘가에선 지고 있고, 어딘가에선 이기고 있습니다. |